이번에 충남 도청과 도교육청의 지원과 협력 아래 천안, 당진, 예산‧홍성 세 곳이 신청하였는데 세 곳 모두 선정이 되는 쾌거를 이루었다. 교육국제화특구로 지정이 되면 각 지자체는 그 지역의 교육의 환경과 질을 높일 뿐 아니라 학교 교육에 대한 신뢰가 높아짐에 따라 인구 감소 예방을 넘어 인구 유입을 통한 지역 발전이라는 부수적인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된다. 충남의 세 곳이 교육국제화 특구로 지정되면서 충남의 교육을 국제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려는 많은 정책이 추진될 것으로 예상이 된다.
여러 정책 중에서 눈에 띄는 것이 IB(아이비) 교육을 학교에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사실 학교 교육에 있어서 국제적 수준의 교육을 한다고 했을 때 가장 이상적인 모습이 IB 교육이다. 현재 제주와 대구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경기도에서는 작년 새 교육감이 들어서면서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이 IB 교육이다.
우리나라 초‧중‧고등학교의 교육을 국제적 수준으로 끌어올리는데 IB 교육의 도입은 중요한 계기가 되며 학교 교육 발전의 동력으로 작용하게 되리라 기대한다. 그런데 교육에 대한 일부 전문가 이외에는 IB가 무엇인지 잘 모르고 있다.
교육전문가만이 아니라 교육에 관심을 갖고 있는 학부모와 일반인들도 IB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국제화 교육의 대표가 된다고 하는 IB가 뭐길래 많은 사람들이 IB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일까? 그럼 지금부터 IB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설명을 시작하고자 한다.
IB(아이비)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위해 우선 우리 발음으로는 똑같은 IVY(아이비)와의 혼동을 피해야 한다.
IB(아이비)는 IVY(아이비)와는 전혀 다른 개념이고 용어이다. 우선 IVY(아이비)는 IVY LEAGUE에 속해 있는 8개의 미국의 세계적인 명문 사립대학교를 지칭하는 말이다. 아이비리그 대학은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진 세계 최고의 대학, 즉 하버드(Harvard), 예일(Yale), 프린스턴(Princeton)을 포함하여 브라운(Brown), 콜롬비아(Colombia), 코넬(Cornell), 다트머스(Dartmouth), 펜실베이니아대학(Upenn) 등 8개 대학을 말한다.
이 IVY(아이비) 리그에 속한 대학은 미국 사람만이 아니라 전 세계의 학생과 학부모의 꿈이자 로망이기도 하다. 우리 발음으로 아이비하면 먼저 떠 올리게 되는 것이 이 IVY(아이비)인 이유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IB(아이비)의 이해를 위한 첫 단계는 미국 동부의 세계적인 8개 사립대학을 지칭하는 IVY(아이비)와 다른 것이라는 것을 아는 것이다.
그러면 IB(아이비)란 무엇인가? IB(아이비)는 International Baccalaureate(인터내셔널 바칼로레아)를 줄여서 부르는 교육 용어이다. IB는 IBO(International Baccalaureate Organization 또는 The IB)라는 비영리 국제 교육 법인에서 개발하여 보급하는 유초‧중‧고등학교용 국제 공통 교육 프로그램을 통칭하는 말이다.
그래서 유‧초등학교를 위한 국제공통 교육프로그램을 PYP(Primary Years Program)이라고 하고, 중학교용 국제공통 교육프로그램을 MYP(Middle Years Program)이라고 하며, 일반계 고교용 국제공통 프로그램을 IBDP(International Baccalauareate Diploma Program), 특성화고(직업계고)용 국제공통 교육 프로그램을 IBCP(International Baccalauareate Career Related Program)라 한다.
따라서 IB(아이비)는 유‧초등학교용 PYP, 중학교용 IB인 MYP, 일반계고등학교용 IB인 IBDP, 직업계고용 IB인 IBCP를 통칭하여 부르는 말이라 이해할 수 있다. 2023년 기준 전세계 159개 국가에서 도입하여 실행하고 있고, 전세계의 5,700 학교에서 IB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IB의 인문계 고등학교용 교육 프로그램인 IBDP를 이수하면 학위증(Diploma)을 취득하게 되는데, 이 학위증을 받은 학생은 전 세계의 대학에서 그 학생의 학업 역량을 인정받고 그 학위증은 대학 전형 자료로 활용하게 된다.
우리나라에는 2010년 경기도의 경기외고에서 최초로 도입되었고, 현재는 아산의 충남 삼성고를 비롯하여 전국에 20여 개 초‧중‧고학교에서 실시하고 있고 계속 증가 추세에 있다.
그러면 IB 교육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되나? IB교육은 IB 본부로부터 IB 월드 스쿨로 인증받은 학교만 시행할 수 있다. 그런데 IB 월드 스쿨로 인정을 받기 위해서는 2년 반에서 3년이라는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
IB 월드 스쿨이 되는 단계는 관심 학교 후보 학교의 기간을 거쳐 IB 월드 스쿨로 인정을 받는다. 첫 출발은 단위 학교의 교육 주체의 동의를 받아 정식으로 IB 본부에 그 의지를 표명하는 서류를 학교에서 보내게 되면 그때부터 그 학교는 관심 학교가 되고 이어서 후보 학교 단계에 들어가게 된다. 이때부터 IB 본부로부터 컨설팅을 받으며 IB 학교가 되기 위한 준비를 본격적으로 하게 된다.
경기외고와 충남 삼성고에서 이 과정을 경험했던 필자는 이 기간이 매우 중요하고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교육이 국제적인 기준에서 볼 때 어떤 위치에 있으며 어떤 장점이 있고 어떤 보완점이 있는지를 알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특히 이 기간 동안 IB 교육에 참여할 모든 교사는 IB 본부가 시행하는 교사 연수에 참여를 해야 한다. 이 연수에 참여하면서 교사 각자는 본인이 국제적 교사로 성장하고 있다는 성취감을 갖게 되고, 자신이 지도하는 과목의 외국 교사와의 네트워크를 형성하게 된다.
이 기간 중 IB 본부에서는 두 번에 걸친 해당 후보 학교 방문이 이루어지는데 이 방문을 통해 그 학교의 준비상황을 점검할 뿐 아니라 그 학교가 IB 교육을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잘 준비할 수 있도록 친절하고 구체적인 컨설팅을 해 주며 IB 교육에 필요한 아주 소중하고 필요한 모든 자료를 제공한다.
이 준비 과정이 2년 반에서 3년이 걸리기 때문에 IB도입을 위해서는 교육청과 지역사회의 협조와 지원이 필요하며 그리고 학교 구성원 간의 보통 3년간 일관된 의지와 적극적인 참여가 필수적이다.
이 과정에 시간과 비용이 들어가지만 교육적으로 정말 의미 있는 경험들을 구성원들은 하게 되고 자기가 속한 학교가 국제적인 수준의 학교로 성장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갖게 되며, IB 본부로부터 IB 월드 스쿨로 인증서를 받게 될 때 학교 구성원들은 자신이 속한 학교가 세계적인 수준의 교육을 하는 학교가 되었다는 큰 긍지를 갖게 된다.
따라서 IB란 개별 학교가 국제적 수준의 교육을 한다는 품질 보증 표시라 할 수 있다. 그래서 IB를 쉽게 이해하는 방법 중의 하나로 우리나라 상품의 품질 보증 표시인 KS 마크를 떠 올리면 된다. KS 마크는 일정 규모와 시스템을 가진 생산환경에서 생산한 제품임을 인증하는 마크인 것처럼, 학교에 IB 마크가 붙어 있다는 것은 국제적인 수준의 교육을 할 수 있는 교사, 교육과정과 평가, 그리고 제대로 되어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
IB 교육이 우리나라 교육을 대체하는 완전한 답은 아니고, 또 모든 학교가 IB 학교가 될 필요는 없지만, 우리 교육 체제 안에 있는 IB 교육을 하는 학교를 통해 우리의 교육을 돌아 볼 수 있고, 지역 내 학생들에게 글로벌 사회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교육국제화 특구 내에서 추진되는 IB 교육을 통해 그 학교만이 아니라 충남 교육 변화의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 기대하고 성원한다. 마지막으로 IB와 IVY를 이렇게 이해하면 혼돈이 없을 것 같다. "IB(아이비) 교육을 제대로 받으면 IVY(아이비) 대학을 갈 수 있는 길이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