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히 빈 국립문학관을 찾은 이유는 현재 대전시에서 추진하는 제2문학관 건립사업에 빈문학관이 많은 영감을 주었고, 지난 설계공모에도 빈문학관의 구조와 전시를 제안 사항에 담아 발주했기 때문이다.
연수팀(고윤수 학예연구사 외 3명)은 베른하르트 페츠(Bernhard Fetz) 관장을 만나, 빈 국립문학관이 과거 왕립문서고를 문학관으로 활용하고 있는 점, 아카이브 중심의 전시를 구현하고 있다는 점이 옛 테미도서관 건물을 리모델링하여 아카이브와 열린 수장고를 주제로 조성하려는 제2대전문학관과 유사하다는 점을 설명하고 빈 문학관의 조성 과정과 운영에 대해 많은 대화를 나눴다.
페츠 관장은 지역의 역사가 담긴 상징적 건물이 다시 공공의 문화시설로 리노베이션되는 것은 단순한 공간의 재활용이 아닌, 역사의 계승이며 그 도시의 품격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대전시의 선택에 지지를 표했다.
아울러 페츠 관장은 빈에 거주하며 소설 『얼어붙은 시간(The Frozen Time)』으로 하인리히 트라이흘(Heinrich Treichl) 상을 수상한 작가 애나 킴(Anna-Kim)의 고향이 대전이라며, 빈문학관에도 그녀의 아카이브가 있다며 반가움을 전했다.
페츠 관장은 손글씨로 ‘대전시의 직원들이 빈문학관을 찾아 공통의 관심사와 현안을 나눌 수 있어 기뻤고 대전에 좋은 문학관이 지어지길 기원한다’는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면서 문학관이 개관하면 직접 방문해 보고 싶다는 말을 덧붙였다.
아르힐트 잉굴리아-회플레(Arnhilt Inguglia-Höfle) 부관장까지 참석하여 빈문학관의 자료수집과 보존・관리, 전시 구성 등 실질적인 문학관 업무에 대한 노하우와 고민을 교환하는 등 깊이 있고 폭넓은 대화가 오갔던 이날 방문은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어 2시간 반동안 이어졌다.
현 대전문학관(대전 용전동 소재)의 수장고 부족 문제에서 촉발된 제2문학관사업은 단순히 수장공간을 확충하는 것을 넘어, 대전시만의 새롭고 현대적인 문학관 개관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지난 연말 설계 공모를 끝내고 현재 실시설계 중이다. 대전시의 새로운 문학관은 올해 5월까지 설계를 마치고 7월 착공, 내년도 상반기 개관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