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과 공직자 200여 명이 참석한 이 자리는, 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원 김헌 교수가 ‘도전과 혁신의 가치, 테세우스 신화에서 배운다’를 주제로 강연에 나서 호응을 얻었다.
김 교수는 "신화는 지역마다 특징이 있는데, 그리스·로마 신화는 ‘도전과 혁신의 대서사시’라는 것이 특징이다. 서양인들의 도전 정신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중에서도 아테네의 영웅 테세우스 신화는 다양한 이야기로 도전 정신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신화에 따르면 테세우스는 아테네의 왕 아이게우스의 아들로, 자신이 태어나기 떠나간 부친을 찾아가는 여정에 나선다. 이때 테세우스는 아버지로부터 인정받기 위해 안전한 해로가 아닌 험난한 육로를 선택한다.
이 과정에서 테세우스는 △청동 몽둥이를 휘두르는 페리프테스(Periphetes) △소나무에 사람을 묶어 살해하는 시니스(Sinis) △포악한 살인 멧돼지 파이아(Phaia) △절벽으로 사람을 걷어차는 스키론(Sciron) △레슬링 대결로 여행자를 죽이는 포악한 왕 세르시온(Cercyon) △침대 길이에 신체를 맞춰 잔혹하게 살해하는 프로크루스테스 등 악당들을 퇴치한다.
이후에도 이웃 해상강국 크레타의 괴수 미노타우로스를 물리치며 스파르타의 헤라클레스와 함께 아테네의 영웅으로 명성을 얻게 된다.
김 교수는 이 같은 테세우스의 여행기를 소개하며 "부친을 찾아 떠날 때, 안락함의 유혹으로 배를 타고 갔다면 그를 영웅으로 만들어준 과업은 이루지 못했을 것이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도전하는 용기와 정신의 가치를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테세우스는 성공 가능성이 적다고 해도 도전해 그 안에서 길을 찾았고, 그 자체로 가치 있는 도전이었다. 이게 오늘날 우리에게 시사하는 의미일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아산시 공직자들이 변화와 개발의 압박 속에서도, 도전과 혁신을 이어가길 바란다는 뜻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강연에 앞서 박경귀 시장은 "오늘 인문학 강의를 통해 시민들의 생활이 풍요롭게 되고, 공직자의 지평이 넓어지게 되길 바란다. 나아가 ‘아트밸리 아산’이 문화예술 품격을 갖춘 도시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환영하기도 했다.
한편 김헌 교수는 서울대 불어교육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대학원 철학과 석사, 서양고전학과 석사를 거쳐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대학원에서 서양 고전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교육부 미래교육위원회 위원을 역임했으며, 현재 한국 서양 고전학회 편집위원장, 한국 수사학회 회장으로도 활동 중이다.
저서로는 <김헌의 그리스·로마 신화>, <나는 시민이다>, <그리스 문명 기행>, <천년의 수업> 등 다수가 있으며, JTBC <차이나는 클라스>, tvN <벌거벗은 세계사>, <어쩌다 어른>, <책 읽어주는 나의 서재> 등 다양한 방송에 출연하며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오는 26일에는 성균관대 이기동 명예교수가 ‘K 철학의 세계사적 의미’를 주제로 고불 인문학 아카데미 열 번째 이야기를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