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시에 따르면 제62회 성웅 이순신 축제가 열린 4월 28일부터 30일까지 주 공연장이었던 이순신종합운동장을 비롯해 온양온천역광장·현충사·곡교천 등에서 진행된 축제 프로그램에 참여하거나 관람한 방문객 수는 약 26만여 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주 공연장인 이순신종합운동장에만 28일 약 2만여 명, 29일 약 3만5천여 명, 30일 약 5만여 명의 관람객이 방문해 공연장 안팎에서 축제를 즐겼다. 폐막식 피날레 시간에는 약 1만 5천여 명이 방문해 안전을 위해 입장을 제한해야 했을 만큼 많은 시민이 공연장에 몰렸다.
4월 28일 개막식
많은 전문가가 지역 축제의 성공 여부를 관람객 수로만 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성과주의적 축제 평가 탓에 지역색과 정체성을 살린 축제는 설 자리를 잃고, 천편일률적인 백화점식 축제만 양산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때문에 지난 2월 아산시가 4년 만의 축제 재개를 알리며 "‘이순신 축제’로서의 정체성을 바로 세우겠다”며 프로그램 전면 개혁을 선언했을 때, 그 취지에 공감하는 이들도 흥행에는 실패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컸다.
박경귀 아산시장조차 당시 기자회견에서 "눈앞의 흥행보다 이순신의 정신과 가치를 선양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 정석이라 믿는다”면서 관객 동원만큼은 자신하지 못했다. 하지만 결국 흥행에 성공했고, ‘이순신’ 콘텐츠의 위대함 역시 증명해 냈다. 축제의 정체성을 바로 세우면서 거둔 성과이기에 그 의미가 더 크다.
오로지 ‘이순신’으로만 가득 채운 축제의 서막은 신정호 이순신 장군 동상 친수식과 서울 광화문광장 이순신 장군 동상 친수식에서 올랐다. 친수식은 현충사 경내 우물에서 길어 온 물을 합수한 물로 장군의 동상을 씻겨드리는 행사로, 장군께서 태어나신 서울시와 성장하고 영면해 계신 아산시, 장군의 후손들인 덕수이씨 충무공파 종친회원들이 함께해 그 의미를 더했다.
주 공연장인 이순신종합운동장에서는 아산시립합창단의 칸타타 공연 ‘난중일기’를 시작으로 ‘아메리카 갓 탤런트’ 결선에 진출해 세계인의 눈을 사로잡은 세계태권도연맹 시범단의 ‘필사즉생 필생즉사’ 퍼포먼스, ‘스트릿 맨 파이터’ 출연팀인 원밀리언과 저스트절크의 ‘학익진 스트릿 댄스’, 세계합창올림픽 4관왕에 빛나는 국가대표 쇼콰이어 그룹 하모나이즈의 뮤지컬 <이순신> 테마곡 공연 등 오로지 이순신 장군을 테마로 한 고품격 문화예술 공연이 쉴 새 없이 펼쳐졌다.
국립국악원은 성웅 이순신 축제만을 위해 이순신 찬가 ‘이순신은 말한다’를 만들어 국립국악원 관현악단, 아산시립합창단과 함께 공연했고, 국립국악원 무용단은 장군의 기개를 검무로 표현한 ‘불멸의 기개’와 이순신 장군이 군사작전으로 사용했다고 전해지는 ‘강강술래’ 공연을 펼쳤다. 하나같이 최고의 아티스트들이 최고 경지의 예술로 만들어 낸 문화공연들이었다.
여기에 국방부 전통의장대와 여군의장대, 육군 양악대·국악대·의장대, 해군·공군·해병대 군악·의장대, 육군사관학교 군악대, 특수전사령부 군악대, 미8군 군악대 등 총 14개 군악대와 의장대는 개막식 퍼레이드부터 이순신종합운동장에서 진행된 군악의장 특별공연 ‘장군의 후예들’, 현충사 군악·의장 공연 등 3일 내내 아산시 곳곳에서 공연을 펼치며 축제 분위기를 달궜다.
이순신 장군께서 백의종군하며 지나신 길을 걷고, 달리는 ‘백의종군길 전국 걷기대회’와 ‘백의종군길 전국 마라톤대회’에 대한 관심도 뜨거웠다. 두 대회 모두 일찍부터 전국에서 참가 신청이 몰리면서 사전에 목표 참가자 수를 초과 달성, 조기에 신청이 마감됐다. ‘백의종군길 걷기대회’에는 약 3300여 명, ‘백의종군길 마라톤대회’에는 약 5500여 명이 참가했다.
특별히 성웅 이순신 축제 기간, 장군의 사당이 모셔진 현충사를 방문한 인원은 약 6만여 명으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약 2만여 명이 방문한 셈이다. 영화 <명량>이 흥행 가도를 달리면서 방문객 수가 급증했던 2014년 8월 하루 평균 방문객이 약 3천여 명 대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숫자다.
시는 축제 기간 현충사에서 열린 ‘난중일기 사생대회’, ‘난중일기 백일장’ 등의 흥행과 군악·의장대의 공연은 물론, 축제 기간 이순신 테마 콘텐츠를 집중적으로 선보이면서 현충사를 방문한 시민과 관광객 수도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지역 소상공인들과 함께한 푸드텐트, 지역 대학 창업 동호회와 연계해 운영된 체험 프로그램에 대한 시민 호응도 높았다. 날씨 탓에 곡교천 열기구 체험은 진행되지 못했지만, 전통 무관 의복 체험과 말타기 체험에는 2천여 명이 참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박경귀 시장은 "제62회 성웅 이순신 축제는 고품격 문화예술 공연으로 이순신 장군을 선양해 주신 여러 아티스트들의 빛나는 재능, 한 몸처럼 움직이며 각자의 영역에서 활약해준 2600여 아산시 공직자, 무엇보다 진행부터 통역, 정화까지 축제 현장 곳곳에서 헌신해주신 여해서포터즈를 비롯한 시민 자원봉사자들의 노력이 하나 되어 만든 아름다운 합주였다”고 자평했다.
이어 "축제 성공을 위해 헌신해주신 모든 분들, 특별히 축제 기간 내내 멋진 공연을 펼쳐주신 대한민국 전 군 군악·의장대와 미8군 군악대에도 깊이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박 시장은 "제62회 성웅 이순신 축제는 끝났지만, ‘성웅 이순신 축제’는 아산의 영원한 콘텐츠가 되어야 한다”면서 "지난 축제의 미비점을 확인하고 보완해 내년에는 더 큰 즐거움과 만족을 드리는 축제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구국의 영웅 이순신 장군의 충의 정신과 위업을 선양하는 축제인 만큼, 아산시만의 축제가 아닌,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축제로 발돋움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