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기후변화 건강영향에 대한 대학병원의 역할과 인식향상을 위해 단국대병원(병원장 김재일)과 공동으로 특강을 추진했다.
강의를 듣기 위해 단국대병원 교직원을 비롯해 의과대학 교수, 의과대학생 등 400여 명이 모여들었지만, 강당에 자리가 없어 들어가지 못하는 사람들도 다수 있어 정 전 청장의 인기를 여전히 실감케 했다.
강의에 앞서 단국대의대 하미나 교수(예방의학교실, 행정법무대학원 탄소중립학과)는 강사인 정은경 전 청장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지난 2022년 5월까지 초대 질병관리청장을 지낸 정 교수는 퇴임 후 분당서울대병원 공공부문 감염병 정책연구위원을 지내다 올해 9월 자리를 옮겨 서울대의대 가정의학과에 부임했다.
하 교수는 ‘방역 사령관의 흰머리와 낡은 구두...식사는 도넛·김밥’이라는 한 언론사의 기사를 인용하며, 전 세계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에서 대한민국 방역 정책의 사령탑 역할을 맡은 질병관리청의 수장이자 대한민국의 코로나19 팬데믹 대응을 성공적으로 이끈 정 교수의 다양한 활약상을 소개했다.
이날 특강의 주제는 코로나19가 아닌 ‘기후변화 건강영향과 대응방안-대학병원의 역할’이라는 다소 생소한 주제였지만, 감염병뿐만 아니라 건강에 위협이 되는 미세먼지 또는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과 적응대책 등이 제시돼 큰 관심을 모았다.
정 전 청장은 이번 특강에서 "기후변화가 아니라 기후 위기임을 명확히 설명하고, 기후변화 건강 피해에 대해 모니터링하고 연구해야 하며, 건강 피해를 예방하고 대응 및 복원에 힘써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의료분야의 기후 발자국은 전 세계 순 배출량의 4.4%에 해당하므로 대학병원은 탄소배출 감축을 위해 저탄소 접근 방식에 기반한 건물 설계 및 시공, 재생에너지를 활용하고 에너지 효율에 투자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 이와 함께 폐기물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하고 의료폐기물 관리를 지속해야 하며, 물 소비 정책과 저탄소 조달 정책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대학병원은 기후변화 건강 영향 적응을 위해 예산을 편성하여 건강영향을 감시하고 질병별로 대응해야 한다. 또한 취약집단을 보호하고 건강영향 및 적응방안에 관한 연구를 꾸준히 하는 한편 재난의료 대응 시스템도 구축해야 할 것”을 제안했다.
김재일 단국대병원장은 "BBC가 선정한 2020년 ‘올해의 여성 100인’에 대한민국에서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린 정 전 청장의 활약상과 기후변화를 주제로 한 강의가 매우 인상적”이었다고 말하며,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의료기관은 본질적으로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과 밀접하게 관련된 만큼, 정 전 청장에 제안한 여러 ESG 정책들을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의료기관의 사회적 책무를 이행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