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자리에서 김 지사는 개소를 앞둔 충남 독일사무소에 대해 소개하며 "대한민국과 독일이 우호 관계를 증진하고 교류를 확대하는 과정 속에서 헤센주와 충남이 함께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베커 장관은 "독일사무소는 충남이 독일과 깊은 관계를 맺는 의미 있는 행보라고 생각한다. 경제, 학문, 문화적으로도 교류가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해 양 도·주 간 교류·협력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나눴다.
이어 양 도·주 간 공식적인 교류·협력 방안을 모색하자는 뜻은 헤센주에서 먼저 꺼내들었다.
베커 장관은 김 지사에게 "제안할 것이 있다. 유럽 정치의 중심지인 벨기에 브뤼셀에서 충남과 헤센주가 투자 등을 유인하는 기회를 만들 수 있는 행사 등을 공동으로 주최하자”라고 말했다.
베커 장관은 이 행사는 충남이 "유럽을 향해 나아가는 다리를 놓는 것이며, 유럽의 중심부에서 가능성을 찾고 기회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김태흠 지사는 자매결연 등을 통해 공식적인 교류·협력 관계를 만들자고 화답했다.
김 지사는 베커 장관의 제안에 대해 "좋은 아이디어다. 다음에 만날 때에는 헤센주와 충남이 자매결연을 맺어 경제와 산업, 문화, 체육 등 각 분야에서 형제처럼 활발히 교류해 나아가자”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언더2연합을 언급하며 탄소중립을 함께 논의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도와 자매결연 관계를 맺고 있는 지방자치단체인 폴란드 비엘코폴스카주와도 함께 할 수 있는 일도 찾자고 제안했다.
김 지사는 "관련 부서 책임자를 헤센주에 보내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합의점을 찾은 다음 협약하는 절차가 이뤄지도록 하겠다”라고 덧붙였다.
베커 장관은 "여러 가능성을 열어줘 감사하다. 헤센주 공무원이 충남을 방문토록 하고, 브뤼셀에서 협력 발판을 마련토록 하자”고 말했다.
이날 접견에서는 또 김 지사의 ‘충남 세일즈’도 등장했다.
김 지사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분쟁, 미중 패권 갈등을 거론하며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헤센주를 비롯한 독일 기업들이 아시아에 진출할 때에는 대한민국 충남에 투자할 수 있도록 헤센주에서 홍보해 줄 것”을 당부했다.
김 지사는 "서울과 한 시간 거리에 위치해 있는 충남은 국제항만이 있고, 많은 대학에 우수한 인재들이 많아 인력 수급이 쉬우며, 기업하기 좋은 환경으로 수출 2위, 무역수지 1위를 차지하고 있다”라며 충남의 우수한 투자 환경을 설명했다.
이와 함께 "충남에는 삼성과 현대, 에스케이, 한화 등 글로벌 기업들이 위치해 있다”라고 덧붙였다.
베커 장관은 "유럽에서는 다각적으로 파트너를 가져야 하며, 그 중에서도 민주적인 가치를 공유하는 파트너가 중요하다”라며 김 지사의 요청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날 접견 석상에서는 독일 대문호 괴테도 화제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김 지사는 접견 서두에서 ‘배는 항구에 정박해 있을 때 가장 안전하다. 그러나 그것이 배의 존재 이유는 아니라’라는 괴테의 명언을 꺼내며 "헤센주 프랑크푸르트에서 ‘충남 세일즈’를 하기 위해 8600㎞ 떨어진 독일에 왔다”라고 헤센주 방문 배경을 밝혔다.
프랑크푸르트는 괴테의 출신지이며, 이날 접견한 회의실 이름도 괴테실이었다.
괴테실에는 괴테의 흉상이 서 있었고, 괴테가 이탈리아를 여행하는 모습이 담긴 그림을 형상화한 이미지도 벽에 붙어 있었다.
베커 장관은 "괴테가 오늘날 살아 있었다면 대한민국에 가서 혁신성과 아름다운 문화를 보고 경탄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접견에서는 이밖에 파독 광부와 간호사, K-팝을 비롯한 한류문화, 프랑크푸르트 축구팀 선수로 뛰던 차범근 전 감독, 김민재 등 독일 프로 축구팀에서 뛰고 있는 한국인 축구선수 등에 대한 대화도 나누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헤센주는 특히 주청사 앞에 대한민국 국기를 내걸고, 청사 입구에는 레드카펫을 깔아 김태흠 지사를 비롯한 독일방문단에 대한 환영의 뜻을 전했다.
헤센주는 지난해 기준 인구 626만 명에 면적은 2만 1110㎢에 달한다.
헤센주 국내총생산(GDP)은 3025억 유로로 독일 전체의 8.5%를 차지하고 있으며, 1인당 GDP는 4만 4750 유로다.
독일과 유럽 중심부에 위치한 지리적 이점에 따라 세계 대도시 권역을 잇는 물류 허브로 자리매김하며, 190개국 1만 2000여 외국기업이 진출해 있다.
헤센주는 또 유럽의 금융·경제 중심지로, 프랑크푸르트에는 50여개 나라 260개 은행이 위치해 있다.
주요 산업은 화학, 전자, 고무, 피혁, 기계, 자동차 등이며, 임업과 축산업도 발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