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유산연구원장인 이수경 박사의 사회로 개최된 이번 세미나에서 다뤄진 주제들을 살펴보면 제1주제는 ‘조선시대 유교식 상례(喪禮)와 이순신 장례(葬禮)’라는 제목으로 동아대 고고미술사학과 오임숙 교수가 발표했고, 제2주제는 ‘두룡포 통제영을 만든 전라도 사람들’이라는 주제로 통영인뉴스 대표인 김상현 박사가 맡았다. 제3주제는 ‘임진왜란 초기 옥포해전 출전경로 검토와 합포해전지 위치 비정’과 제4주제 ‘정유재란 시기 명량해전 주 격전 장소 검토’는 순천향대 이순신연구소 제장명 소장이 발표하였다.
이날 토론은 대구 가톨릭대 이민웅 교수와 해군사관학교 명예교수인 임원빈 박사, (사)이순신리더십연구회 상임이사인 방성석 박사가 지정토론자로 참석하였으며, 해당 발표자 외 모든 발표자는 다른 발표주제에 대한 토론을 진행하였다. 아울러 전국에서 모인 이순신을 배우는 사람들 100여 명이 청중석에서 질의를 병행하여 학술대회의 열기를 더했다.
이번 학술대회의 성과는 먼저 장례 분야에도 전문성을 가진 오임숙 교수에 의해 그동안 궁금해했던 이순신의 장례 기간과 구체적인 장례 절차에 대해 알 수 있었던 점을 들 수 있다. 이순신 장군 전사 후 당시 국가 장례 규정에 따라 3개월간 장례를 치렀으며 운구과정과 상세한 장례 과정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다.
김상현 박사는 ‘통영 세병관 좌목’에서 확인가능한 제5대 유형 통제사 등 4명의 통제사 휘하 461명을 대상으로 출신지를 분석한 결과 이순신과 관련된 전라도 막하인물들이 임란 직후 통제영의 주축을 이루고 있었음을 밝혔다. 이들은 조정으로부터 임란 당시 활동을 높이 평가받으면서 해상방위에 전념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제3주제는 2가지로 구분되는데, 하나는 임진왜란 초기 옥포해전 출전경로에 대해 거제도 남단을 경유했느냐 북단을 경유했느냐에 대한 쟁점이다. 이 분야는 현재까지 해전사 연구자들 간에 논쟁이 치열한 분야인데 제장명 소장은 기존 다수의 인식과 다르게 거제도 북단을 경유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난중일기』에 기록된 여러 가지 내용과 당시 조선 수군이 처한 전략적 환경을 고려한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한 가지 주제는 합포해전지를 마산 합포로 비정하는 등 논란이 있는 점을 고려하여 이 분야에 대해 상세한 근거자료를 제시하면서 합포해전지는 현재 진해의 합포(학개) 임을 확정했다. 그러면서 마산 합포는 이순신이 남긴 기록이나 기타 문헌들에 임진왜란 당시 마산포로 불렸다는 점을 일부에서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4주제 역시 논란이 많은 분야로 명량해전 시 주 격전 장소가 어디냐에 대한 것이다. 그동안 명량해전 최협부라고 주장한 곳은 물살이 너무 거세서 해전장소로 적합하지 않다는 사실은 연구자들 다수가 공감하고 있다. 그러나 우수영 앞바다의 잠잠한 곳과 양도 서북쪽으로 보다 넓고 조류가 비교적 느린 곳의 2곳에 대한 주장이 치열한 상태이다. 이에 제 소장은 여러 가지 정황과 『난중일기』의 기록, 100여 척 의병들의 참전 상황을 고려할 때 우수영 앞 좁은 바다는 주 격전 장소로 적합하지 않으며 양도 서북쪽 비교적 넓은 바다에서 전투가 치열했을 것으로 주장하였다.
이날 학술대회는 이순신 탄신 8주갑을 기념하여 이순신 연구 기관과 교육기관, 그리고 열정적인 이순신 학습단체 간의 공동 주관으로 마련한 것이다. 특히 이순신을 배우는 사람들(약칭 이배사)은 지난 2010년 창립된 전국 단위의 모임으로 그동안 이순신 관련 연구, 교육, 유적지 답사, 선양 행사에 적극 참여하는 등 15년 동안 활발한 학습활동을 펼쳐왔으며, 이날 청중석의 대다수를 차지하여 학술대회의 위상을 높였다.
제장명 이순신연구소은 "올해 이순신 탄신 8주갑이 되는 뜻 깊은 해를 맞아 이순신 관련 인식의 오류들을 바로잡아 정론을 확립하고자 3기관 단체 간의 공동 학술행사를 기획하게 되었다”고 하면서 "앞으로도 유관기관과의 협조체제를 구축하여 내실 있는 이순신 연구와 선양에 힘써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