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목소리는 한국섬진흥원이 19일 충남 보령 녹도 어촌계회관에서 개최한 ‘제17차 찾아가는 섬 현장 포럼’에서 나왔다.
녹도는 충남 보령시 남포면에서 22.3km(배편 1시간20분) 떨어진 작은 섬으로, 현재 80여가구 180여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녹도는 마을에 거주하는 초등학생 1명을 위해 폐교 11년 만에 ‘순회교육 학습장’을 설치하고, 마을 내 술 판매 금지를 이끈 것 등이 민간이 수범 사례로 인정받아 2018년 국무총리상을 수상한 바 있다.
올해 다섯 번째를 맞이한 ‘찾아가는 섬 현장포럼’은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 실사구시(實事求是) 섬 정책 및 진흥사업을 발굴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이번 포럼은 행정안전부의 섬지역 특성화사업(‘맛길따라 홍합십리길 미항 녹도’)이 추진 중인 곳에서 열려, 사업 및 다양한 주민들의 의견을 청취해 호응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섬지역 특성화사업’은 지속가능한 섬마을 조성을 위해 섬 주민이 조직체를 구성하고 마을발전 계획을 수립, 소득사업과 마을활성화 활동 추진 지원을 위한 사업이다.
녹도는 총 4단계의 특성화사업 중 3단계 사업확장연계 조성단계로, 사업의 확장·연계를 위한 인프라 구축, 기존 사업 운영 활성화를 추진하여 주민이 자립, 운영할 수 있는 마을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다.
이날 포럼을 통해 각종 현안문제가 쏟아져 나왔다.
박인복 어촌계장은 "해삼을 종자 때부터 마을어촌계에서 관리해 성체가 될 때까지 양식하고 있다”면서 "양식장 주변으로 해삼, 전복, 자연산 대왕홍합 등 주요특산물을 불법채취하는 잠수부들로 매년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토로했다.
실제 지난 2018년 이곳에서 잠수장비를 이용해 해삼 150kg를 불법 채취한 3명이 입건되기도 했다. 어민들은 24시간 감시선을 띄우고 해경과 자치단체 등이 힘을 합쳐 방어하고 있으나, 광활한 바다로 여전히 역부족인 상황이다.
녹도에서는 연간 100t 이상 생산하는 자연산 대왕홍합을 중심으로 해삼 5t, 전복 37t 등 주요특산물 생산량이 총 142여t에 이른다.
녹도는 조기가 가장 먼저 잡히는 곳으로 한때 호황을 누렸으나, 바다 수온의 변화와 인구의 노령화로 현재는 20여척의 어선만이 어업활동을 하고 있다.
따라서 대부분의 섬 주민들은 자연산 홍합과 전복, 해삼 등을 수확하여 소득을 올리고 있다.
이 밖에도 포럼에서는 매립한 도로 낙후에 따른 이동권 문제, 주차면적 부족, 관광요소 미비, 둘레길 정비 등이 건의됐다.
오동호 원장은 "이번 포럼에서 나온 섬주민 분들의 소중한 의견들 모두 감사하고 존중한다”면서 "섬지역 특성화사업을 통해 섬 주민들의 소득창출, 인프라 개선 등 사업이 확장·연계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섬진흥원의 ‘찾아가는 섬 현장포럼’은 ▲2021년 11월 전남 신안 증도와 자은도(1차)를 시작으로 ▲지난해 2월 전남 신안 기점·소악도(2차), 충남 보령 원산도(3차) ▲4월 경남 거제 산달도(4차) ▲6월 전남 여수 금오도(5차) ▲7월 충남 보령 고대도(6차) ▲8월 전북 군산 선유도(7차) ▲9월 경북 울릉도(8차), 제주 추자도(9차) ▲10월 경남 통영 욕지도(10차) ▲11월 인천 옹진 자월도(11차) ▲12월 전남 여수 연도(12차) ▲2023년 1월 전남 신안 가거도(13차) ▲2월 경남 거제 이수도(14차) ▲3월 전남 여수 손죽도(15차) ▲4월 전남 완도 보길도(16차)에서 개최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