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충남대학교병원(원장 권계철)은 개원 5주년을 앞둔 최근까지 전국 의료기관과 각급 단체의 ICU 시설 벤치마킹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고 7월 10일(목) 밝혔다.
병상 수 확보 중심에서 환자 안전과 치료 환경을 중시하는 ‘질 중심’의 선진국형 ICU 모델로 구축돼 의료계에서 주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 상급종합병원부터 간호대학까지…연이은 현장 방문
세종충남대학교병원은 지난 5년 동안 병원 리모델링 또는 신축을 추진 중인 상급종합병원을 포함해 주요 병원 보직자와 관계자들이 ICU 시설을 답사한 것만 10여 차례가 넘는다.
지역 내 주요 간호대학 교수진들의 공식 방문도 20개 대학 이상 달하면서 실제 진료와 교육 현장에서 ICU 시설과 운영을 벤치마킹하려는 시도가 활발히 이뤄지는 것이다.
의학 전문학회, 지역 의사회, 병원협회 관계자들 역시 병원 공식 행사 후 ICU 시설 투어를 주요 일정으로 꼽고 있으며 2022년에는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 실사단, 아세안 10개국 공무원 방한 연수단 등 국제단체와 중앙행정기관·지방자치단체의 관련 부서도 매년 수차례씩 현장을 찾고 있다.
▣ 일부 선진국에서도 보기 어려운 구조…미래형 ICU 주목
방문자들이 특히 관심을 보이는 것은 ▲중환자실 전 병상을 1인실 독립병실로 설계한 구조 ▲부모가 환아와 함께 상주할 수 있도록 병실 내 화장실까지 갖춘 소아중환자전용병실 구축 ▲전 병상 팬던트(Pendant) 시스템과 23㎡의 넓은 병실 면적 ▲완벽한 음압전실과 독립 공조를 통한 중환자실 내 음압격리실 ▲자연채광을 극대화해 쾌적함을 높인 병실 환경 ▲중환자실 내부에서 보행 재활치료가 가능하도록 설계된 공간 디자인 등이다.
방문자들은 "일부 선진국에서조차 보기 어려운 미래 지향적 ICU”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는다.
세종충남대학교병원 개원 당시 중환자실 설계에 참여했고 현재 전담전문의로 근무 중인 문재영 교수는 "개원 5년이 지난 현재도 우리 병원의 ICU는 2024년 미국중환자의학회가 발표한 〈ICU 디자인 권고안>의 모든 항목을 충족한다”며 "ICU를 단순히 중증 환자를 수용하는 공간으로 보는 관점에서 벗어나 환자와 의료진 모두가 일반 병동보다 더 쾌적하고 전문화된 환경에서 치료에 집중할 수 있는 환자·환경 중심의 개념으로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선진국형 시설 투자 유도…질적 보상 정부 방안 필요
최근 개원하는 종합병원 상당수가 ICU 설계 시 1인실 독립병실로 구축하는 추세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ICU 하나(통상 10~20병상 규모)마다 수십억원의 추가 건축비가 소요되며 특히 음압 격리실은 병상당 2~3억원 이상의 설치비와 별도의 유지비가 필요해 병원 재정에 상당한 부담이 된다고 관련 전문가들은 말한다.
문제는 이처럼 선진국형 ICU를 구축하고도 현재의 의료수가(醫療酬價) 체계로는 별도의 보상이 따르지 않는다는 점이다.
자금력을 갖춘 대형 병원들조차 시설 개선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로 지적되는 부분이다.
문재영 교수는 "정부도 중증 치료병상 수 확보라는 과제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의료기관이 환자 안전과 치료 질을 높이는 ICU 환경을 갖출 수 있도록 유도하고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이는 결국 미래에 우리 국민이 어떠한 의료 환경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느냐를 고민하고 준비하는 일”이라고 말했다.